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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현 칼럼] 버핏 없는 버크셔, 투자해도 될까?

2025년이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3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다행이도 2025년에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포함하여 거의 전세계 모든 자산들이 크게 오른 한 해였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풍성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아 다행입니다.

2025년, 가치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뉴스가 있다면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은퇴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이 상으로 볼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실현되는 것을 보니 세월이 흘러간게 와닿습니다. 이번 달에는 “포스트 버핏”시대를 맞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나름의 예측을 몇 개의 질문에 기반하여 구성해보았습니다.

<이미지: 챗GPT 생성>

Q1. 버크셔 해서웨이가 앞으로 많이 바뀔까? 바뀐다면 어떤 점이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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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바뀌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버크셔의 핵심적인 두 축인 보험부문과 투자부문은 이미 견고합니다. 또한 신임 CEO인 그렉 에이블은 외부영입된 것도 아니고 굳이 사건을 만들어서 입지를 굳히고자 무리할 필요도 없습니다. 특히 S&P500이나 나스닥이 역대 최고치를 찍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버크셔가 갖고 있는 막대한 현금을 생각하면 매도보다는 매수 쪽에서 큰 건이 나올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버크셔가 알파벳(구글)에 대규모의 투자를 했는데 의외라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과거에는 첨단기술주였지만 지금은 필수소비재에 가까운 기업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버핏의 인식의 범위와 그렉 에이블의 인식의 범위는 반드시 다를 것입니다. 최근의 기술기반 기업들의 규모는 버크셔가 의미있는 투자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크며, 현금창출력도 주주환원을 하면서도 설비투자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버크셔가 내일 당장 아마존이나 넷플릭스에 투자했다 발표하더라도 크게 신기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팔란티어에 투자한다면 여전히 신기할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버크셔가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해외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버핏도 해외투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편은 아니었지만 신흥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면이 보다 강했던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버크셔의 상위 10대 기업은 모두 미국 기업으로 채워져 있는데, 앞으로의 30년 중에는 그 안에 해외기업도 포함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예를 들어 TSMC나 텐센트, 노보 노디스크 정도의 기업이라면 내일이라도 포함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2. 그렉 에이블이 팀 쿡이 될 수 있을까? 자본구조나 주주환원 정책은 어떻게 바뀔까?

자본구조 측면에서 자사주 매입이 좀 더 진지하게 고려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버핏은 주인이지만 그렉 에이블은 대리인입니다. 주인에 비해 대리인은 주주의 이득에 좀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버핏의 경우 본인이 생각하는 버크셔 주식의 가치가 100이라고 할 때 85정도는 되어야 자사주를 매입했다면, 그렉 에이블은 90이나 95라고 하더라도 매입할 수 있습니다. 5년 이상 장기적으로 본다면 버크셔의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은,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현금배당보다는 자사주매입을 택할 가능성이 좀 더 높을 것 같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120정도에서 95으로 떨어졌을 때도 버크셔가 자사주를 살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버핏이라면 사지 않겠지만 그렉 에이블이라면 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리인이 주주의 눈치를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그리고 가장 쉬운 해결책이 자사주 매입이라면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Q3. 버핏이 사망하면 주가가 떨어질까? 버핏 사후에도 버크셔를 갖고 있을 이유가 있을까?

예전에는 단기적으로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오히려 오를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합니다. 버핏의 나이에 대한 정보나 상속에 대한 정보는 대부분의 투자자들과 잠재적인 투자자들이 고려할 수 있는 정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떨어진다면 이것을 기회로 생각하면서 매입하러 들어올 잠재적인 투자자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버핏을 떼어놓은 버크셔는 분명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지금보다 큰 경영자 프리미엄을 기대하기는 아마 불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버크셔가 여전히 짝을 찾기 어려운 훌륭한 기업일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비록 버크셔의 비즈니스 모델은 치매가 걸린 경영자가 경영할 수 있는 종류의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경영자의 한 두 건의 오판으로 흔들릴 정도로 가벼운 기업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4. 버핏이 물러나면서 버크셔가 입는 가장 큰 손해는 무엇일까?

버크셔가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이전에는 “버핏의 파트너”가 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단순히 “버크셔에 투자받는”것이 됩니다. 버핏이 보석과 같다고 평가한 비상장기업들을 독점적으로 인수할 기회는 더 이상은 없다고 봅니다.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일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버크셔가 다른 투자자들과 특정 투자기회를 잡기 위해서 컨소시엄 형태로 투자하는 상황도 나타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버핏이 없어서 생기는 허전함은 평범할 때보다는 비범한 상황에서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을 것입니다. 버크셔의 두 축 중에서 보험부문의 경우 예를 들어 “평택 미군기지에 북한의 핵미사일이 떨어졌을 때 버크셔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재보험을 받아줄 수 있을까?” 정도의 비범하고 특별한 상황에서 올바른 평가를 내야 합니다. 버핏과 멍거는 9.11 테러 상황에서도 비행기와 빌딩에 대한 재보험을 받아주었습니다. 과연 아지트 자인도 훌륭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 그 판단을 그렉 에이블은 CEO로서 책임을 질 각오로 승인할 수 있을까?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투자부문이라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을 최악의 불확실성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버크셔의 경영자라는 것은 일반적인 기업의 경영자의 무게감과는 차이가 큽니다. 버크셔는 세계 경제에서 최종대부자의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사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했을 때 버크셔의 CEO의 판단의 여파는 단순히 리먼 브라더스에 투자를 할지 말지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상황이 금융위기가 되는 것을 방관할지를 본인의 손으로 결정하는 것이 됩니다. 버핏과 멍거라면 아마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만, 그렉 에이블과 아지트 자인도 그만큼 잘 할 수 있을지는 아직은 불확실한 것 같습니다.


Q5. 혹시 앞으로 버크셔에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을까?

그렉 에이블이 사망하거나 스스로 물러나기 전까지는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버핏의 그림자는 넓고 깊습니다. 특히 소액주주들도 공감하고 있다는 면이 독특한 요소입니다. 스스로 엄청나게 큰 사고를 내거나 버핏 사후에 버핏의 평소 주장과 완전히 다른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그렉 에이블을 끌어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자면 코인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한다든가 한다면 소액주주들도 돌아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정말 걱정이 되는 부분은 그렉 에이블 이후의 승계 문제입니다. 그렉 에이블까지는 버핏이 지명한 후계자이고 현재의 이사진과 주주들에게도 존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렉 에이블의 후계자는 지금의 그렉 에이블의 위치보다는 무조건 현격히 취약한 위치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물려받아야 할 버크셔의 규모는 지금보다도 더 커져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업적에 대한 압박이 훨씬 강할 수 있고 따라서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게 될 가능성도 높을 수 있습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이상으로 버크셔에 대한 버핏의 그림자는 거대하고 깊습니다. 다행인 것은 버핏의 사람보는 눈은 이미 세월에 의해 충분히 검증되었고, 그렉 에이블은 충분히 오랫동안 검증과 경험을 쌓을 시간이 있었습니다. 특히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는 다른 조직의 CEO와는 달리 조직이나 사람보다는 돈을 다루는 역량이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엄청나게 거대한 돈을 다루는 일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편한 점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이 많이 길어졌지만 “버크셔의 소액주주로서 “포스트 버핏” 시대의 버크셔에 계속해서 투자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YES입니다.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보다는 한 걸음 한 걸음 단단하게 나아가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에 신중하지만 두려워하지는 않는 것이 버크셔의 역사적인 특징이었다 생각합니다. 새로운 CEO가 버크셔의 투자 문화를 잘 이어나갈 수 있기를 다시 한번 바랍니다.

즐거운 새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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